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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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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레스트 검프 "저마다 운명이 있는지 아니면 그냥 바람따라 떠도는 건지 모르겠어. 내 생각엔 둘 다 동시에 일어나는 것 같아." 포레스트 검프에 나오는 대사다. 그리고 이게 이렇게 슬픈 영화였는지 처음 알았다. 제니, 버바, 댄에 대한 포레스트의 진심이 담긴 장면마다 눈물을 쏟았다. 왜 계속 눈물이 났는지 알 수 없었지만 그래도 눈물을 참고 싶진 않았다. 더 펑펑 눈물을 흘리고 싶지만 오히려 그 이상은 나오지 않아 섭섭할 정도였다. 요근래 나는 울고싶은 마음이었나보다. 마침 캄캄한 방에서 영화 한 편 보는 그 순간이 마음껏 울 수 있게 나를 만들어준 것 같다. 포레스트의 저 대사는 별 뜻 없이 적었다. 그냥 내가 가장 눈물을 많이 흘린 장면에서 저 대사가 나왔기 때문이다. 나는 종교인도 아니고 운명을 믿지도 않고 그렇..
종로길 걷기 회사원들 구경하러 종로에 갔다. 몇 해 전에 종각쪽에 있는 회사에 다닐 때는 종로를 정말 많이 걸었다. 그때의 나처럼 비슷한 회사원들을 보았다. 정말 바쁘게 움직였다. 동대문부터 종로를 지나 종각역까지 걸었는데 역시나 어르신들이 많았다. 뭔가 비밀스런 작전을 짜는 듯한 모습으로 옹기종기 모여들 계신다. 도로 한 켠에는 경찰차들이 나란히 주차되어 있었다. 역시 항상 보던 모습들... 카페 창가에 앉아 도로를 보았다. 종로길을 가로지르는 도로에 중앙차선에는 똑같이 생긴 버스들이 줄지어 오고 간다. 늦게 일을 마치고 새벽에 타던 빨간버스는 언제 지나가나 지켜봤다. 초췌한 모습으로 빨간 버스를 기다리던 예전 내 모습이 떠올랐다. 술취한 직장인들틈에 나는 항상 맨정신으로 탔던 것 같다. 그 시간에는 빈 자리가 많..
상종못할 인간말종 특 무엇하나 명확하게 이야기하는 법이 없다. 가명을 쓴다. 휴대폰 번호를 자주 바꾼다. 여기저기 뒷담화를 하고 다닌다. 수시로 여러명에게 돈을 빌린다. 꼭 그렇다는 건 아니지만 이런 특징들을 아우르는 인간이 있다면 필히 경계하시길 바란다. 이 글을 보고 뒤늦게나마 이런 인간말종을 구별하고 손절해서 평화로운 일상과 주변인들을 보호하셨으면 좋겠다.
결로현상 방지 아파트 관리팀에서 보수작업을 하러 왔다. 외벽과 맞닿게 설치된 콘센트안에 습기가 차서 누전이 되지 않게끔하는 작업이었다. 아마도 우리 아파트 내에 다른 가구에서 건의가 있었던 것 같다. 겨울이 다 끝나가는데 지금 하는게 맞나 싶기도 하다. 아무튼 집안에 콘센트들도 위치에 따라 각자 다르게 관리를 해줘야한다는 것을 처음 알게됐다. 작업해주시는 아저씨 뒤에서 과정을 지켜봤다. 어찌 외벽에 설치되어서 그렇게 걱정을 끼치는 콘센트가 됐나하고 생각했다. 언제든 누전이 되어 속썩일 수 있었던 외벽콘센트가 마치 나의 위태로움과 닮은 것 같았다.
고작 만원인데.. 감사합니다 오늘 받은 전화는 이제껏 받은 전화 중 가장 민망하고 부끄러운 전화였다. 나는 작년부터 어떤 단체에 한 달에 만원씩 후원을 하고있다. 그런데 오늘 오전에 갑자기 그 단체의 직원분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용건은 후원 1주년을 감사드린다는 것이었다.. 너무 작은 금액인데 1년간 후원해줘서 고맙다고 친히 전화까지 주시다니 .. 정말 민망했다. 고작 만 원 후원회원한테도 이렇게 전화를 주시다니 라는 말이 목에 턱 걸렸다. 친절한 목소리로 전화를 주신 직원분께도 분명 나의 그 마음이 느껴졌으리라 생각한다. 한 달에 만원씩.. 게다가 후원만 하고있지 활동에는 거의 참여를 못하고 있어서 반성을 했다. 또한 내가 생각하는 사회적정의를 실현시키기 위해 열심히 활동하시는 분들께 고마움을 느꼈다. 번듯한 자리를 잡고나면 2만..
슬럼프 슬럼프에 대해 검색해봤다. 나오는 건 죄다 시험공부에 대한 슬럼프 어쩌구 저쩌구.. 시험공화국의 진면목인가? 분명 나는 지금 인생의 슬럼프를 겪고 있는 것 같다. 내내 무기력하고 그 어떤 일도 손에 잡히지 않는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결국 이 슬럼프를 만들어 낸 사람도 극복해야 할 사람도 나 자신인데 도통 모르겠다. 나름의 자가진단 결과는 익숙한 환경에서 벗어나 일상을 보내는 것이다. 하늘이 밝을 때 무조건 나가보는 것이다. 어디든 좋다. 버스를 타고 지하철을 타고 걸어서 어디든 가서 시간을 보내보자. 무기력함에서 벗어나도록 하나씩 해보는 거다. 오죽하면 이런 두서없는 글을 쓰는데도 지친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하지만 포기하고 싶지 않다. 나는 여전히 앞으로 나아가고 싶다. 스스로 극복해내고야 말..
뭐만 하면 고발 고발 진짜 미친놈들 몸매 좋은 배우한테 어떤 한 코미디언이 썩은 드립좀 쳤다고 일반 대학생이 고발해서 법정까지 가는 미친세상. 내가 들어봐도 그 코미디언의 말은 정말 재미가 없고 시대에 뒤떨어진 코드였다. 당사자인 배우가 불쾌함을 표해도 할 말은 없을 것이다. 그런데 시청자인 한 대학생이 그거가지고 여자가 남자한테 한게 아니라 남자가 여자한테 그런 말을 했으면 어땠겠냐며 고발을 했다니... 참.. 나는 이 일에 대한 방송인 정영진씨의 의견에 적극동의하는 바다. 그냥 시대에 뒤떨어진 재미없는 코미디는 시장에 의해 외면 받으면 그뿐이지 무슨 고발까지해서 법정에서 그걸 판단을 받냐는거다. 아마 이 건을 고발한 대학생은 남녀갈등에 너무 몰입한게 아닐까? 추측해본다. 사람들은 아직도 성별갈등 팔이에 많이들 휘둘린다. 그놈의 남자 여..
모두가 봐야 할 이야기, 다음 소희 "애가 죽었는데 누구 하나 자기 책임이라고 하는 사람이 없어." 간만에 인간혐오가 폭발하는 영화를 보았다. 지독한 현실을 그대로 드러낸 이 영화속에 유일하게 인간다운 인간은 스스로 생을 마감하거나 혼자 발버둥치는것밖에 할 수 있는게 없다. 그리고 배두나가 연기한 오유진 형사는 실제하지 않는 판타지같은 인간이나 그외의 인물들은 실제한다는 사실이 오싹하게 만들었다. 영화를 보고 다시 한번 한국의 교육은 교육이 아니라 교정임을 깨닫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영화 '다음 소희' 강력 추천... 꼭 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