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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 영화감독 고봉수 고봉수 감독의 "갈까부다"를 봤다. 역시 천재다운 영화였다. 감독의 실제 경험을 소재로 한 페이크다큐 형식이고 국악이 절묘하게 어우러진 작품이다. 배우들의 연기도 자연스럽고 고봉수 감독도 연기를 자연스럽게 잘하는 것 같다. 실화를 바탕으로 해서 그런지 감정이입이 잘 되서 그런가? 아무튼 역시 고봉수 감독은 지루할 틈이 없다는 생각이 든다. 델타보이즈로 내가 처음 접했던 고봉수의 매력은 파도파도 끝이 없는 것 같다. 학폭같은 것만 터지지 않는다면 박찬욱, 봉준호 이후 한국 영화 최고의 감독이 바로 고봉수가 되지 않을까? 박찬욱은 헤어질 결심으로, 봉준호는 기생충으로 .. 이미 할만큼 했다고 생각한다. 다음은 고봉수다. 고봉수 단편선, 델타보이즈, 튼튼이의 모험, 갈까부다, 습도 다소 높음... 하나 같이 ..
이토록 평범한 미래를 읽었다. 김연수 작가의 이토록 평범한 미래라는 소설을 읽었다. 나는 주로 일본추리소설, 그중에 사회파 추리소설을 좋아한다. 문화적으로 그렇게 이질적이지 않으면서도 외국이긴 하니까 그런 부분에서 미스터리함이나 매력같은 걸 느끼는 듯 하다. 한국 소설도 좀 읽어 볼까 생각했던 건 그리 오래 되지 않았다. 특별한 계기가 있던 건 아니고 그냥 갑자기 궁금해졌다고 해야 할까? 일본 추리 소설을 위주로 읽다가 조금의 염증이 있어선지 아무튼 한국 소설도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고 마침 김연수 작가의 이토록 평범한 미래가 신간으로 나와 있길래 샀다. 원래 취향인 추리소설은 아니라 집중해서 읽기 쉽지는 않았지만 글을 정말 잘 쓰신다 라는 생각으로 결국 전부 읽긴 했다. 그중 마음에 드는 구절이 있어서 옮겨보려고 한다. -..
벌써 2023년이 열흘이나 지났다. 오늘도 똑같은 하루를 보냈다. 해가 갈수록 시간이 쏜살 같다는 말을 실감한다. 쓰레기백수의 하루는 매일 매일이 별반 다르지 않다. 새벽에 잠들어 정오쯤에나 깨서 어영부영 노닥거리다 저녁을 먹고 산책을 다녀온다. 나는 퇴사하고나면 늘어져서 실컷 책을 읽어야지 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시간이 많아졌지만 막상 잠들기 전에만 책을 읽게 된다. 왠지 모르겠지만 밝을 때는 책이 손에 잘 잡히지 않는다. 하긴 .. 원래 책을 끼고 살던 놈이 아니니 그럴 수 밖에 오늘을 계기로 쓰레기백수의 시간을 좀 더 책에 써봐야겠다. 꽉찬 책장 속의 읽어 주지 못한 책들을 생각하며..
내가 살아 있구나 느낀 순간 2016년, 나는 유럽배낭여행을 떠났었다. 목적은 유럽 축구 경기를 잔뜩보고 그 외엔 이곳저곳 정처없이 다니며 구경할 생각이었다. 영국 런던부터 시작해서 스페인 바르셀로나, 독일 프랑크푸르트, 도르트문트, 스위스를 거쳐 프랑스 파리까지 여행했었다. 좋아하는 축구팀의 선수들과 감독을 만났고 사진도 찍고 유니폼에 사인도 잔뜩 받았다. 런던에 도착해 사흘만에 가장 중요했던 일정을 마무리하고보니 나머지 여행일정이 여유롭게 느껴졌다. 뭐 딱히 여행일정이라는 게 없었다 사실. 대충 다음은 어느 도시에 가볼까, 거기 가면 이런 축구팀의 이런 구장이 있고 어떤 건축물이 있으니 그것들 봐야지 라는 태도로 그때그때 상황에 맞는 계획으로 다녔다. 유럽여행을 가기로 마음 먹었을 때 나는 돌아오는 비행기 없이 갔다. 대략 한달..
시사기획 창, 바겐세일 재팬 일본의 잃어버린 30년, 글로벌화 이후 뒤쳐진 반도체산업등을 다룬 내용은 볼 만 했다. 그런데 마지막에 왠 일본 청년들과 한국 청년들을 비교하며 일본청년들보다 한국청년들이 미래희망을 가지고 있다는 허황된 이야기로 마무리된다. 제작 윗선에서 국뽕(?)으로 마무리 하라고 지시가 내려진것 같은 느낌. 일본은 그래도 여전히 종신고용 분위기가 형성되어 있고 대기업과 중소기업간의 임금격차와 복지수준도 한국만큼 현격한 차이는 아니라고 하는데 대체 .. 역시 한국은 대기업!? 아니 공기업이 최고!? 시사기획 창의 바겐세일 재팬 편은 용두사미. 해당 프로그램 제작진들은 누군가로부터 얼토당토않는 국뽕마무리 압박을 받았다면 코로 숨을 쉬어주세요.
더 퍼스트 슬램덩크를 보고 온 후기. (스포x) 나는 슬램덩크 만화책을 본 적은 없다. 그래도 어린시절에 TV방영할때 몇번 봤던 기억이 있어 주요 등장인물이 누구고 대략 어떤 스토리인지만 알고 있었다. 원래 이 영화를 볼 계획은 없었지만 모처럼 토요일에 시간이 생기기도 했고 오랜만에 혼자 영화를 보고 싶었다. 또 나름 애니메이션 영화를 좋아하는 취향이라 조금의 궁금증이 있었다. 결론적으로 영화는 재밌게 봤다. 소재는 고교 농구이지만 이번에는 주로 가족 영화 느낌이 많았다. 그리고 역시 스포츠가 소재이다보니 팽팽한 승부의 긴장감도 연출이 잘된 영화라는 생각이 든다. 개인적으로 조금 아쉬운 부분은 주연들의 팀인 북산 말고 상대 팀이었던 산왕공고 팀 선수들의 캐릭터 디자인이라고 해야할까? 죄다 도토리 머리에 복사 붙여넣기 한듯한 이목구비 혹은 아예 묵사발을..
이제 비밀은 더 이상 알고 싶지 않다. 그리고 비밀은 비밀로 묻어두는게 좋다. 동정심에 의해 그 비밀을 옮기게 된다면 결국 나도 엮이게되고 더욱 피곤해질뿐이다. 저 인간들은 왜 그랬을까 관망하며 나는 그저 더러운 사실을 알게 된 제3자일뿐이라는 위안을 얻게 되면 그걸로 만족이다. 더러움과 씁쓸한 맛만 남긴 하루를 마치며 .. 반성한다 ..
영상물과 책의 차이 이동진 영화평론가가 한 유튜브 채널에 나와 한 말이 인상깊었다. -영상의 속성은 뜨겁고 책의 속성은 차갑다. 교양과 지성, 이성의 속성은 본디 차가운 것이기 때문에 교양을 쌓고 지식을 얻는 데에는 영상이 책을 뛰어넘을 순 없다. 영상과 책이 가지는 뜨겁고 차갑다는 속성은 우리에게 많은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영상과 책이 주는 정보들이 가지는 속성은 받아들이는 사람이 주의한다면 충분히 건강하게 소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군 복무 시절 전역후에 영상을 만드는 일을 하고 싶어서 미디어영상학부를 전공했다. 지루한 정신교육시간에 어떤 명강사가 와도 꾸벅꾸벅 조는 군인들이 흑백화면의 고루한 나레이션이 나오는 영상에는 이목을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영상이 가진 힘이 굉장하다는 것을 느꼈고 매력적으로 다가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