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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영상물과 책의 차이

이동진 영화평론가가 한 유튜브 채널에 나와 한 말이 인상깊었다.
-영상의 속성은 뜨겁고 책의 속성은 차갑다. 교양과 지성, 이성의 속성은 본디 차가운 것이기 때문에 교양을 쌓고 지식을 얻는 데에는 영상이 책을 뛰어넘을 순 없다.

 

영상과 책이 가지는 뜨겁고 차갑다는 속성은 우리에게 많은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영상과 책이 주는 정보들이 가지는 속성은 받아들이는 사람이 주의한다면 충분히 건강하게 소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군 복무 시절 전역후에 영상을 만드는 일을 하고 싶어서 미디어영상학부를 전공했다. 지루한 정신교육시간에 어떤 명강사가 와도 꾸벅꾸벅 조는 군인들이 흑백화면의 고루한 나레이션이 나오는 영상에는 이목을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영상이 가진 힘이 굉장하다는 것을 느꼈고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그렇게 몇년 영상 관련 일을 하다보니 영상이라는 게 매력적이면서도 위험하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연속된 그림, 화려한 색감, 사운드, 연출이 가미되니 텍스트나 정지된 사진 등의 기존 정보들보다 같은 시간에 많은 내용이 담겨져있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영상물은 그 정보들을 받아들이는 사람으로 하여금 사유할 여유를 주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시청각적으로 화려하게 연출된 정보를 무방비하게 받아들인다는 것이다.

반면에 책을 예로 들면 일단 텍스트로만 구성되어 있는 정보이기 때문에 읽는 사람의 상상력이 더해질 공간이 많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영상물과 다르게 내가 원하는 속도로 읽어나갈 수 있다는 점은 정보를 받아들이는 데에 있어서 자율성이 확보된다고 생각된다.


영상은 다양한 정보를 직관적으로 전달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매력적이지만 동시에 위험할 수 있다. 우리는 그런 정보를 더욱 비판적인 시각으로 바라봐야한다. 그렇지 않으면 점점 더 개인들은 편협해지고 집단 간 갈등은 커질 것이라고 생각된다..

스마트폰이 대중화된 이후 유튜브등의 뉴미디어가 대세가 된 요즘.. 이런 부분에 대해 많은 사람이 생각해봤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