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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셀프이발 12년차

군인 시절부터 나는 셀프이발을 했다. 우리 부대는 간부들에 대한 두발도 통제가 워낙 심했었다. 나는 머리숱이 많은 편이고 강한 직모에 두상도 별로 예쁘지 않아 금방 더벅머리처럼 자랐다. 2주에 한 번씩 읍내 미용실에 가야하는게 너무 귀찮았다.

한 번은 행정보급관이었던 고참이 자기처럼 머리를 짧게 좀 잘 유지하라고 하도 뭐라 그래서 나는
“아 행정관님은 머리카락이 별로 없어서 그래 보일 뿐이잖아요.”
라고 해버렸었다. 의심의 여지가 없는 팩트였다는 걸 주변에 있던 병사들의 웃음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전역하고 나서는 투블럭 헤어라는게 유행하면서 더더욱 셀프이발이 쉬웠다. 이발도 쉽고 스타일링도 쉬운 헤어를 지금도 부담없이 하고다닐 수 있어서 참 좋다.
요즘엔 남자들도 이발비가 비싸서 셀프이발을 하는게 나름 뿌듯(?) 하기도 하다.

사실 모자가 생겨난 이후로 머리카락은 미용기능외에는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두상만 예뻤으면 빡빡 밀고 다녔을텐데 라고 항상 생각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