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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독보적인 한국 오컬트, 파묘 (영화 추천 / 쿠키X / 스포주의)

출처 구글

파묘

감독 장재현

2024년 개봉

쿠키영상은 없습니다.

1. 줄거리

대대로 장손들에게 원인모를 병이 겹쳐져 결국 무속의 힘을 빌리게 된 한 집안, 무당 화림과 봉길은 그 집안에 묫바람이 들었다고 판단한다. 풍수사 상덕과 장의사 영근과 함께 의뢰받은 집안 조상의 묘를 찾았다.

하지만 아무리봐도 명당은 커녕 악지중의 악지인 곳에 위치한 조상의 묘, 결국 파묘에 성공하지만 과학으로 설명할 수 없는 일들이 벌어진다.

 

출처 구글

 

2. 등장인물

상덕 (최민식)

좋은 땅, 명당을 봐주는 풍수사이자 지관. 좁은 땅덩어리에 이제 명당은 거의 없다며 이제는 자신이 마지막 세대라는 것을 아쉬워한다. 딸의 결혼식을 위해 마지막으로 제대로 한 건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지만 그게 그런 묘일 줄이야...

 

화림 (김고은)

젊고 유능한 무당. 꽤나 어릴적부터 무당 일을 했던 것 같다. 의뢰인의 문제가 묫바람인걸 바로 판단하는 날카로움을 지녔다.

 

영근 (유해진)

상덕과 한 팀으로 움직이는 장의사. 스스로 말하길 대통령도 염하는 장의사라고 하니 실력은 전국에서 알아주는 듯하다.

 

봉길 (이도현)

화림과 함께 일하는 무당. 상체에 축문이라는 잡귀를 쫓는 경문을 새겨놓았다. 도망친 귀신을 잡아오기 위해 기꺼이 자신의 몸을 내주어 빙의하기도 하는 등 굉장한 프로정신을 발휘한다.

 

출처 구글

 

3. 감상평

연출

장재현 감독의 오컬트는 이제 믿고 봐도 되지 않을까 싶다. 1회차까지는 무지성으로 예매해도 별탈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물론 장르 특성상 여러 관객층에게 어필하기는 힘들수도 있겠다. (솔직히 범죄도시3 같은 쓰레기영화보다는 많이 벌었으면..)

한국 오컬트 연출의 교과서같은 느낌이다. 부족함은 전혀 없고 대중성을 위해 오히려 필요한 장면들이 많이 편집된 느낌이라 개인적으로 아쉬운 느낌이었다. 인상적이었던 연기는 김고은 배우의 굿하는 연기였다. 개인적으로는 조금의 어색함도 없이 아주 폭발적인 연기였다고 생각한다. 최민식과 유해진 못지않은 뛰어난 연기를 선보였다.

 

핏줄로 이어진 죗값

화림에게 의뢰한 박지용은 친일파의 후손이었다. 악지에 묻힌 채 자손들에게 해를 끼치고 있던 박지용의 조부는 일제강점기 시절 나라를 팔아 일제로부터 높은 관직을 받고 막대한 부를 쌓은 인물이었다. 그런 인물이 죽어서는 일제에 의해 악지에 묻혀 편히 죽지 못하고 이용당하는 신세가 된 것이다. 수 십년을 자손들에게 괴롭다며 외쳤지만 그 자손들은 조부의 친일행적이 드러날까 두려워 미국으로 이민을 떠났고 애써 조부의 흔적을 쉬쉬하며 살았다. 그러면서 그 조부가 나라를 팔아 축적한 돈으로 호의호식하며 산다...

영화 초반에 박지용 집안의 운전기사가 그 집안에 대해 이야기 하는데 영화가 끝나고 생각해보니 운전기사는 이미 친일파 집안인걸 알고 있었던 것 같았다. 아주 씁쓸한 목소리로 "옛날부터 잘사는... 태어날 때부터 잘사는 그런 집안..." 이라고 말하던 운전기사의 말이 떠오른다.

 

어쨌든 박지용의 조부의 혼은 관에서 빠져나와 자손들을 찾아간다. 자신이 있는 저승으로 함께 데려가기 위해..

가장 첫 번째로 자신의 아들 그리고 손자 박지용을 기어코 죽음으로 이끈다. 박지용은 사실 형이 있었는데 장손을 먼저 죽이는 설정이 있어서 오래전에 이미 죽은 상태.

마지막으로 박지용의 아들인 갓난 아기를 죽이려 하지만 그때 마침 관채로 화장을 당하게 된다. 원래 비오는 날에 화장하면 망자가 좋은 곳에 못간다는 이유로 화장을 안하려 했지만 너무나 급박한 상황에 상덕은 비오는 날임에도 불구하고 관채로 화장을 했다.

결국 친일파 집안의 대는 갓난 아기만 남았다. 자신이 친일파의 후손이라는 걸 아직 모르는 갓난 아기만 살려둔 것에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일까? 감독이 의도한 것이라면 나는 이렇게 추측해본다.

이제라도 좀 인정하고 반성하는 삶을 살아보는 건 어떨까라는 마지막 기회를 의미하는 것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