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긴 어게인 (Begin Again)
감독 존 카니
개봉 2013년
1. 줄거리
과거의 영광을 보낸 유명 음반제작자 댄과 무명 작곡가 그레타를 중심으로 이야기는 흘러간다.
그레타는 남자친구 데이브의 음악 작업을 따라 뉴욕으로 오게 됐지만 일련의 사건을 계기로 이별의 아픔을 겪게된다. 댄은 가정문제 등 사생활로 인한 장기간 슬럼프를 겪고 있는 음반제작자인데 우연히 라이브 바에서 그레타의 음악을 듣게 된다.
그레타의 음악에 매료된 댄은 그레타에게 함께 음악작업을 하자고 제안하지만 앨범을 제작하기엔 둘의 사정이 변변치 못하다는 걸 깨닫는다.
그리고 댄과 그레타는 뉴욕이라는 도시를 스튜디오로 앨범을 제작하려는 파격적인 시도를 하게 된다.
2. 등장인물
댄(마크 러팔로)
유명세를 지녔던 음반 제작자이면서 음악에 대한 열정이 크다. 독립 레이블 설립을 시작으로 음반 제작 회사를 꽤나 크게 키워낸 것을 보면 음반 제작에 있어서 타고난 능력자임은 틀림없다. 하지만 여러 가지 사생활 문제로 인해 삶의 방향을 잃었다.
그레타(키이라 나이틀리)
재능 있는 작곡가이자 자신의 음악에 대한 가치관이 확고하다. 사랑을 따라 영국에서 뉴욕으로 떠나왔지만 이별을 겪고 방황하게 된다.
3. 감상평
음악
이 영화의 가장 큰 매력은 사운드트랙이라고 생각한다. 솔직히 영화에 나오는 음악이 전부 다 좋게 느껴진 적은 거의 없었던 것 같은데 이 영화의 노래는 다 좋았던 것 같다. 특히 'lost stars' 라는 곡은 이 영화의 주제를 관통하는 곡이라고 생각하니 꼭 들어봤으면 좋겠다. 키이라 나이틀리와 애덤 리바인이 부른 두 개의 버전이 전하는 감정이 다르니 두 버전을 다 들어보길 추천한다.
음악을 소재와 도구로 아주 잘 사용하는 감독의 영화이니만큼 음악 자체가 우리에게 어떤 의미인가에 대한 언급도 인상적이었다.
"난 이래서 음악이 좋아. 지극히 따분한 일상의 순간까지도 의미를 갖게 되잖아. 이런 평범함도 어느 순간 갑자기 진주처럼 아름답게 빛나거든. 그게 바로 음악이야."
인간은 추억을 먹고 사는 동물이라는 말이 생각난다. 먼 기억을 거슬러 올라가다보면 분명 존재했던 기억이지만 언제였는지 시기가 기억나지 않을 때가 있는데 그때 나는 그 당시 들었던 음악이 뭐였을까를 생각하게 된다. 그러면 그 추억이 언제였고 그 때 나의 감정이 어땠는지 새록새록 떠오른다. 음악은 일상의 순간마다 꽂아 놓은 책갈피같다.
젊음
이 영화에서 느낀 많은 감정들을 나는 젊음이라는 키워드로 표현하고 싶다. 젊음 속에서 우리는 미숙함때문에 괴롭기도 하지만 그 모든 것들은 결국 성장의 과정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남자친구 데이브를 따라 먼 뉴욕까지 왔지만 사랑에 배신당하고 자신의 앞날에 대해선 막연함뿐이었던 그레타, 한 순간의 자극에 빠져 그레타의 사랑을 배신하고 금세 후회하는 데이브. 꿈을 위해 사랑을 위해 뉴욕으로 떠나온 그들이었지만 젊음이 가진 미숙함은 그들을 고통 속에 빠뜨리기도 한다. 젊음이라는 그 무엇으로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시간을 우리는 왜 그 속에서 고통스럽게 보내게 될까요?
God, tell us the reason youth is wasted on the young
신이시여, 젊은이들이 왜 젊음을 낭비할 수밖에 없는지 그 이유를 우리에게 말해주세요
Its hunting season and the lambs are on the run
사냥의 계절이 왔고, 양들은 살기 위해 뛰네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미숙함을 통해 우리는 성장하게 된다. 각자의 방식대로 말이죠.
데이브는 자신이 놓아버린 사랑에 대한 후회를 원동력으로 슈퍼스타의 길을, 그레타는 자신만을 위해 만들던 음악을 세상과 공유하며 자신이 추구하는 음악의 길을, 댄은 과거를 받아들이고 다시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게 된다.
우리는 살면서 원치 않는 아픔과 경험을 마주한다. 그런 미숙함들은 쌓이고 쌓여 우리가 삶에서 원하는 그 무언가의 싹을 틔우게 해줄 자양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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