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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도망친 여자

오랜만에 홍상수 영화 하나를 봤다. 제목은 도망친 여자.
별 생각없이 보는데 웃긴 씬이 나왔다.
길고양이들때문에 못살겠다는 이웃주민 남자와 길고양이들에게 계속 밥을 주는 여자의 대화였다.
둘은 매우 정중하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할 말을 다 하는데 그 대화가 너무 웃겼다. 남자는 길고양이도 중요하지만 사람이 이웃이 더 중요한거 아니냐고하고 여자는 남자에게 죄송하다고 공감하면서도 고양이들이 먹고사는 문제도 중요하다고 하면서 계속 제자리를 맴도는 대화를 한다.

나는 두 사람의 입장이 다 공감이 됐는데 여자의 말이 좀 재밌었다.
“이웃도 중요하죠~ 그런데 저희한테 저 고양이들은 애기들이에요.”
애기들이면 집에 들여서 집안에서 키우지 왜 바깥에 나돌아다니게 두지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 이웃남자도 행복하고 여자 본인도 행복할텐데 말이다.
또 하나 그 씬에 등장한 길고양이의 연기가 아주 탁월했다. 밥그릇옆에 서서 카메라쪽을 향해 꼿꼿이 앉아있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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